1. CEO 코칭을 하다 보면 오너들의 고민 순위 1위는 매출이고, 2위는 직원 문제입니다.
특히 초기의 작은 회사들은 아직 조직이 세팅되기 전이라 채용하는게 늘 숙제입니다.
사업이 좀 되기 시작하면 이제 일을 좀 더 잘하는 사람을 채용하고 싶어지고, 그래서 경력직을 채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채용 후에 실망하는 케이스를 자주 보게 됩니다. 처음 기대했던 퍼포먼스가 안 나오기 때문입니다.
2. 경력직에게 실망하는 이유는, 경력이 있어서 연봉도 우리 회사 수준에는 많이 책정했는데,
그만큼의 성과가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기 때문입니다.
경력직 채용 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대략 세 가지입니다. 1) 현업 투입을 위한 교육시간 절감 2) 시스템 개선을 통한 효율성 제고 3) 오너가 잘 모르는 영역의 시스템 구축입니다.
3. 첫 번째인 교육시간 절감은 신입이 현업에 익숙해지는데 걸리는 시간과 비교하면 대략 3~6개월 정도의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는 효과입니다.
두 번째는 경력자의 경험으로 인하여 기존 프로세스가 개선되면서 비용이나 시간 절감 또는 수익 증가를 가져오는 효과입니다.
세 번째는 오너가 잘 모르는 분야의 시스템 구축은 사업을 진행하는데 필수 불가결한 일일 수도 있고, 도 그 시스템으로 인해 새로운 수익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4. 그래서 경력직의 연봉을 더 책정한다면, 이 세 가지 효과로 인해 얻게 될 이익을 고려해 그만큼 추가 지급해야 합니다.
물론 정량화는 어렵지만, 기대효과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따져보면, 1번은 효과가 그리 크지 않고, 2번은 실제로 해주는 경력직이 많지 않으며, 확인하는 데도 시간이 걸립니다.
3번을 할 수 있는 인재는 자기 사업을 하거나, 애초에 작은 회사엔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경력직을 채용하는 이유는 생각보다 마땅치 않습니다.
5. 하지만 경력직을 채용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업무 역량이 더 뛰어날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그런데 이 업무 역량이라는 것은 경력이 많다고 해서 생기는 게 아닙니다. 핵심은 그 직무를 ‘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사실은 어떤 직무에 대한 형균 연봉이 각각 다른 것인데, 마치 경력에 다라 높고 낮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6. 예를 들어, 단순히 포토샵만 다룰 줄 아는 디자이너는 신입도 가능하고, 혼자서 상세페이지를 다 만들 줄 아는 디자이너는 경력이 2~3년은 되어야 하고, 홈페이지 전체를 다 만들 수 있는 디자이너는 5년차 이상이어야 한다고들 생각합니다.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해서 ‘포토샵 디자이너 = 신입 연봉’, ‘상세페이지 디자이너 = 3년차 연봉’, ‘홈페이지 디자이너 = 5년차 연봉’,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7. 그런데 가만히 보면, 이건 연차가 아니라 ‘기대 업무’가 다른 것입니다.
신입이라도 상세페이지를 잘 만드는 사람이 있고, 홈페이지를 만들 줄 아는 신입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단지, 포토샵 디자이너와 홈페이지 디자이너는 평균 연봉이 다를 뿐입니다.
그러니 연차나 경력으로 따지기보다는, 우리 회사에 필요한 업무가 무엇인지 먼저 정확히 알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하면 됩니다.
경력이 있든 없든, 그 업무를 잘할 수 있다면 그 일에 맞는 업계 연봉을 적용해 책정하고 채용하면 됩니다.
보통은 회사에서 필요한 업무와 역량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막연히 연차가 있으면 잘하지 않을까 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경력직을 채용하고, 실망하는 일이 반복됩니다.
8. 따라서 채용을 할 때는, 지금 내가 필요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명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은 인재니까 채용해두면 언젠가 쓰임이 있겠지’, ‘우리 회사와 결이 맞는 사람이니 나중엔 역할을 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채용하면, 회사에도 그 직원에게도 결국 부담이 됩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작은 회사들은 사실 그런 방식으로 채용할 여유가 없습니다.
지금 꼭 필요한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9. 꼭 필요한 역량이 뭔지를 아는 가장 쉬운 방법은, 우리 회사 시스템 안에서 어떤 파트를 맡길 사람인지 먼저 정하고, 그 파트의 업무 프로세스를 떠올려 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직무가 필요한지 자연스럽게 파악됩니다.
만약 그런 프로세스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면, 직원을 뽑으면 안 됩니다.
우선 알바나 외부 리소스를 활용해서 프로세스를 구체화해가고,
그 프로세스가 자리 잡힌 뒤에 정식 채용을 해야 합니다.
작은 회사의 채용이란, 결국 오너 대신 시스템을 돌려줄 사람을 구하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