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은마케팅클리닉 운영하는 이상훈입니다. 197회째 작마클 레터입니다.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하는 이유를 질문하면 대부분 아래 두가지의 답변을 합니다.
첫번째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이고, 두번째는 자유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예전에는 첫번째가 많았지만, 점점 두번째 답변을 하는 분들이 많아집니다.
자유라는 것은 하고싶은 것을 맘대로 하면서 살고 싶다는 것이죠.
자유에는 반드시, 독립이라는 요소가 필요해집니다. 종속된 상태에서는 자유를 누릴 수가 없기 때문이죠.
한 나라의 독립이 중요한 이유도 바로 그 나라의 국민들이 자유롭게 살기 위해서니까요.
자유와 독립은 반드시 함께 필요한 것입니다. 독립이 없는 자유가 허상일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창업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경제적 독립을 하려는 것도, 자유롭게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업의 가장 핵심은 독립적인 사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창업 초기에는 일단 생존이 중요하므로, 매출에 집중하다보면, 사업하는 근본 목적인 독립된 시스템 구축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여러가지 케이스가 있겠지만, 오늘은 수수료 노출의 경우에 발생하는 문제를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수수료 노출이란, 고객 유입을 제공하는 플랫폼에 수수료를 제공하고 내 상품의 노출을 받는 경우입니다. 일반적으로 오픈 마켓에 입점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오프라인 시장에서는 현대, 롯데, 신세계 등의 백화점이나 이마트 롯데마트 등의 할인점 즉, 대형 유통점에 입점하는 경우입니다.
온라인 시장에서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나, 쿠팡 등에 입점하는 경우입니다.
수수료 노출은 유료노출이나 무료노출과 달리 내 돈이나 시간을 먼저 지불할 필요없이 입점만 하면 매출액 기반의 수수료만 내면 되므로 큰 리스크 없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아이템만 잘 선택하여 해당 플랫폼내의 틈새시장만 잘 찾는다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합니다. 인터넷 커머스 초기에는 그런 분들이 꽤 많았습니다.
하지만, 유료노출, 무료노출, 수수료노출 등 대형 플랫폼 사용자 대상 사업의 가장 큰 리스크는 매출이 대형 플랫폼에 종속된다는 것입니다.
사업이 잘 될 때는 좋지만, 해당 플랫폼이 정책을 바꾸는 순간, (다른 업자를 밀어주거나, 내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경우 등) 내 사업은 한 순간에 제로로 돌아가버리게 됩니다.
대부분의 플랫폼 회사는 항상 그런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마트의 노브랜드가 대표적인 케이스이고, 카카오와 네이버가 이런 저런 사업에 진출하는 순간 그 사업자는 시장이 사라져버리게 되는거죠.
따라서, 이 문제 해결의 유일한 방법은 플랫폼 유입으로 매출 생기는 퍼널모델에서 내 단골풀 매출로 운영되는 엔진모델로의 전환입니다.
네이버나 쿠팡에서 사업이 좀 되시는 분들은 그 불안함을 느끼게 되고, 자사몰을 키우려는 생각을 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미 모든 매출이 플랫폼에 종속된 상황에서 자사몰을 위한 또 다른 노력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 늘 미루고 주저하게 됩니다.
헌데, 그런 상황에서 사업하다보면, 내 사업의 독립성이 점점 사라지고, 종속성이 강화되고 있다는 걸 눈치채기는 쉽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독자적인 사업을 호기롭게 시작했는데, 어느새 플랫폼에 종속된 납품업체로 변해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화들짝 놀라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사실, 이런 상황은 대부분의 작은회사가 사업이 잘 될 때 거의 필연적으로 겪어온 과정입니다.
나는 사업이 잘 되어서 엄청나게 성장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엄청난 부담을 짊어진 납품업체로 변해있는 경우입니다.
쿠팡에 입점하여 셀러로 장사를 시작할 때는 분명 하나의 독립된 사업체였습니다.
장사가 잘 되고 매출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쿠팡에서 담당자가 배정이 되고, 이런저런 방법을 알려주면서 다양한 프로모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줍니다. 수익성이 좋기 때문에 프로모션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매출이 훨씬 더 많이 올라가므로, 계속 사업을 키워갈 수 있게 됩니다.
일정 매출 이상이 되면, 로켓배송이나 로켓그로스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되고, 그런 뱃지를 달게 되면 적극적으로 상위노출이 되므로, 매출은 더 많이 올라가게 됩니다.
처음에는 여기저기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하다가, 쿠팡 매출이 점점 커지므로, 다른데 보다는 이쪽 매출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또, 로켓배송이나 로켓그로스는 배송과 풀필먼트까지 모두 책임을 져주므로, 나는 다른 건 신경쓸 필요없이, 제품만 잘 만들어 공급하면 됩니다. 생산만 하면 팔아주니 생산 케파를 늘리기 위해 창고도 늘리고 공장도 늘리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쿠팡에의 매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어느 순간 매출의 50%를 넘게 되고, 심한 경우는 80% 이상을 쿠팡에 의존하게 됩니다.
이때 뭔가 불안함을 느껴 엔진모델로 전환하기 위해 구매자에게 자사몰 초대장을 보내려고 해 보지만, 고객 정보를 받지 못해,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로켓그로스와 로켓배송은 구매자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죠.
나는 쿠팡에 배송과 풀필먼트를 외주 주었다고 생각했는데, 외주를 준 게 아니라, 납품을 하고 있었다는 걸 그제서야 깨닫게 됩니다.
만일 외주를 준 것이라면, 고객 정보는 당연히 내게 있어야 하는데, 그걸 챙기지 못하고 그냥 넘어갔기 때문에 내 고객이라고 생각했던 그 고객들은 내 고객이 아니라 쿠팡의 고객이었던 겁니다.
이 상황이 되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게 되고, 쿠팡의 요구조건에 끌려다닐 수 밖에 없는 하청업체로 전락합니다. 창고, 공장, 인력 등, 이미 투자한 부분이 있으므로, 빠져나올 수도 없습니다.
이러한 전략이 사실은 쿠팡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아마존도 그런 전략을 사용하고 있고, 오프라인 시대에도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착취해왔던 전통적인 방법이었습니다.
따라서, 내 사업을 하고자 한다면, 지금 내가 납품업자인지, 사업가인지 늘 체크하고 확인해야 합니다.
내가 독립된 사업자인지, 종속된 하청업자인지 늘 확인해야 합니다.
고객시스템이 중요해진 3.0시대에, 독립성 확인의 기준은 고객정보를 누가 가지고 있는가로 결정됩니다.
내가 고객정보를 얻을 수 없다면, 납품업체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고, 고객 정보를 가지고 있고, 고객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면, 아직은 내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내 사업의 목적이 경제적 독립을 통한 자유로운 삶이라면, 내 시스템이 제대로 세팅되고 있는지 항상 확인해야 합니다. |